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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고리호항해기] Chapter 1. 보물선

ORPG 플레이로그/던전월드

by pak. 2020. 9. 16.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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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월드 스팀펑크 세계관으로 개변해서 플레이했심당~

윗부분은 튜토리얼! 아래부터 보물선 시작!


예술가 액션은 보셨나요? 고유 예술가 도구 하나 골라주세요~ㅎㅎ
메리골드:(잉크와 깃펜으로 하겠습니다~)
좋아요~초능력은 어떤 거고 평소 쓰는지, 쓴다면 어떻게 쓰는지 좀 알려 주실래용?
메리골드:저는 초능력으로 바람을 일으킵니다. 그리 파괴적인 초능력이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쓰고는 하지요. 햇볕이 뜨겁다 싶으면 작은 바람을 일으키고, 새하얀 민들레 홀씨가 보이면 날려보내주는 정도로 씁니다. 그 정도면 초능력자라는 티도 잘 안나잖아요? 물론 끈질기게 절 쫓는 이들을 교란시킬 때도 씁니다.
좋아요 시작할게요~첫 세션인데 원하는 소재나~캠페인 방향성 있나여? 10월 말에는 특급PL 두분이 참여해서 공대생vs자대생 환상의 매싸파티를 벌일 예정입니다~
메리골드:진짜 금시초문이다... 살려주세요(ㅋㅋ)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비밀 경찰들에게 쫓기는 에피소드가 어떨지
너무 걱정 마요 아모님은 또 착한또라이에 날님은 또 방구석소심이 낸대요. 캠페인 100개하면 100명의 착한또라이 방구석소심이가생길것같음.
좋아요~벌써부터 비밀경찰에 쫓기면 다음세션한다쳤을때 할 게 없으니까! 오늘은 적당히 진라면순한맛으로 가겠습니다~
메리골드:(좋아요~)
오늘은 햇빛이 좋습니다. 하긴, 이런 것은 일단 당신네 거주지가 어떻게 생겼는지부터 알고 나서 말해야겠죠. 거기 도시인가요? 규모는 어때요?
메리골드:도시라고 하기엔 뭣하지만 적당히 커다란 마을이죠! 가끔씩 배를 곯기는 하지만 특출나게 가난한 사람도 특출나게 부자인 사람도 없는 곳이에요. 이 이상 평온하다는 단어가 어울리는 마을이 있을까요?
그렇군요! 그럼 일단 당신이 사는 나라에 대해 설명드릴게요. 이 나라 수도는 세계에서 가장 바쁘지만 가장 앞선 곳이에요. 우리가 지금 누리는 증기의 축복은 우리나라에서 만들어 전 세계로 퍼지고 있고, 또 많은 사람들이 세계에서 우리나라로 모이죠.
그러니까 우리가 알고 있는 여러 기계들이 오로지 석탄을 태운 증기와 톱니바퀴만으로 굴러가는 곳이에요. 당신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그 원리는 이해하지 못하지만 익숙해져 편하게 쓰고 있어요. 또 지금 국왕은 쿠데타로 왕위에 오른 군부 정권인데, 특히 수도가 감시와 통제를 심하게 하고 있어요. 그 일환으로 초능력자 배척이 있었고 당신도 피해를 보고 있죠.
그런데 정부의 감시망도 굉장히 좁아서, 오히려 주로 부유층이 많이 시달리고, 성 외곽은 슬럼이나 뒷골목 갱이 판치는 무법지대가 되었죠. 상당히 모순적이고 이상한 곳이에요. 유토피아라고는 할 수 없을 걸요.
라퓨타를 아나요? 가끔씩-여기는 변방이니 자주 보이지는 않겠지만-수도에서는 기계로 만든 커다란 배가 하늘을 날아다녀요. 여기에도 톱니바퀴와 석탄을 쓰기는 하지만, 대체로 '부유석'이라고 하는 신비한 물질이 날게 도와주고 있죠. 부유석 광산은 이곳저곳에 있는데 희귀하기 때문에 쟁탈전도 잦고요.
수도로 가면 자본주의가 너무도 잔혹해서 빈부격차도 심하고 노동자들이 죽어나간다고도 하지만, 여기서는 먼 꿈나라 이야기 같네요. 초능력자를 감시하는 비밀경찰도 배치되지 않았답니다. 대신 쓰레기 치우는 로봇이 돌아다니죠. 제대로 작동하긴 하는지...
대충 이 정도면 설명을 그만둬도 되겠죠? 아무튼...그런 곳이랍니다. 당신 주변 인간관계는 어때요? 혼자 사는 건 아는데.
메리골드:인간관계라...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깊은 관계는 없는 것 같아요. 이 나이 쯤 되면 깊은 관계를 맺을거란 기대를 하는 것마저 버겁답니다, 살아온 삶의 반절을 도주에 썼다면 더더욱 그렇고요. 단골 빵집, 늘 환하게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옆집 아이들, 가끔 길을 가며 마주치는 젊은 청년 커플... 이 마을에선 길게 버티게 돼서 다행이에요, 끝끝내 여기까지 수색하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뼈를 묻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죠.
좋아요! 당신 직업에 대해 좀 설명해 주실래요? 예술가는 자고로 꼭 팬을 몰고 다니기 마련이죠. 팬들이나 독자들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세요!
메리골드:아! 좋습니다. 그렇게 유명한 작가는 아니지만, 제가 또 무명 소리를 들으면 섭하지요. 제 팬들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인 것 같더군요. 정체를 숨기고 활동하니 이 마을에서 제 책을 읽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거든요. 맞은편 2층집에서 묵고 있는 주근깨 난 소심한 소녀나, 이 각박한 삶 속에서 물건 값흥정하는 법도 모르는 목소리 작은 주부들... 그렇습니다, 어디에나 있는 사람들, 난 그들이 좋답니다. 얼마나 소박한가요! 제가 추구하는 소설이 바로 그런거예요. 초능력자 주인공이 비밀 경찰에게 쫓기는 박진감 넘치는 소설을 썼다가 유명세를 타고, 수도에 잡혀가고... 그런건 생각만 해도 싫거든요.
혹시 필명을 쓰나요? 아니면 얼굴이 공개된 적은 있나요?
메리골드:얼굴은 지금까지도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원고지를 제출할 때에는 늘 얼굴을 가리는 챙이 있는 모자를 쓰거나 우체국을 이용했거든요. 필명은 메리예요, 좀 더 열심히 지을걸 그랬나?
작가로서 활동기간은 어떻게 될까요? 또 이 마을에 계속 사셨어요?
메리골드:글쎄요, 서른 중반 즈음에 시작했으니까... 글을 쓴건 20년은 됐나요? 아니면 30년? 점차 이름이 알려진 건 10년 전부터 였습니다. 그 이전부턴 무명이었고요.
이 마을에 자리를 잡자고 생각한건 5년전이었죠. 이런저런 마을을 오고다녔지만 시골이어도 비밀경찰이 들이닥치는 일이 얼마나 비일비재했는지... 다행히 이곳은 완전히 평온해보입니다.
잘된 일이로군요. 창문 너머로 뺨이 붉은 주근깨, 우유배달 클로버가 지나가더니 멈춥니다.
클로버:메리 할머니! 우유 왔어요! 근데, 신문 구독 안 하실래요?
메리골드:오냐, 고맙다. 갑자기 신문구독은 왜?
클로버:부업! 그리고 할머니 신문 안 보지 않아?
언니가 그러는데 요즘 세상이 흉흉하대~무슨~전쟁난다 하고~
메리골드:세상 돌아가는 꼴을 봐서 뭣하니? 신문은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자면 별것도 아닌 사건을 세상이 두 쪽 난 것 마냥 적어놔서 싫단다.
클로버:그래도 전쟁나면 우리 다 죽을 텐데, 도망가야지~할머니 죽는 거 싫어~
진짜 안 봐? 알았어! 에이...서른 부나 남았는데.
메리골드:에휴, 어린 것이 벌써부터 이런 소리를 하는 것보면 세상이 말세긴 말세구나. (한번 머리를 쓰다듬어줍니다.) 그래, 그럼 어디 세상 돌아가는 꼴이나 한번 보자꾸나. 얼마니?
클로버:한 달에 세~닢! 싸죠? 구독해줘!
메리골드:옛다, 좀 쉬엄쉬엄 일하고. 알았지? (세 닢을 건넵니다.)
클로버:그럼! 우유 맛있게 드세요, 할머니!
클로버는 신나게 다음 집 문을 두드립니다. 잘 접힌 신문과 시원한 우유 한 병이 있네요. 작업하기 좋은 날입니다.
메리골드:(일단 기지개라도 한번 펴볼까요! 그리고 부엌에 놓인 테이블에 기대 신문을 읽읍시다. 돈도 냈으니까 안 읽으면 손해일 것 같아요.)
역시나 1면부터 '전쟁' 두 글자가 떡하니 박혀 있네요. 눈살이 절로 찌푸려지는걸요. 무역법 때문에 저 멀리 '골든체인 연합'에서 선전 포고를 했대요.
우리는 세계 최강국이니 걱정할 건 없겠지만 수도는 또 엉망이 되겠어요. 이런. 이 마을은 워낙 변방이라 침략받을 일은 없어서, 다행입니다.
좀 더 넘겨 볼까요?
메리골드:(네, 1면이 전쟁이니 2면은 상대적으로 덜 자극적인 내용이겠죠.)
2면도 정치면입니다. 군부정권이 초능력자 토벌에 새로운 정책을 도입했어요. 전국 지방에 일정량의 '초능력 검사기관'을 배치한다고 해요. 또, 수도의 어떤 엔지니어는 신호를 교란시켜 요즘 사용되는 초능력 검사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기계를 개발해서 논란을 샀대요.
메리골드:(엔지니어들이 기가 막히는 일을 해냈네요! 어째 2면이 더 자극적입니다. 전쟁보다 더 무시무시해요. 그리고 곧 여기마저 떠야하는 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듭니다.)
조그마하게 지방파견 사복 비밀경찰 수를 늘린다고도 쓰여 있네요. 아무래도 좋은 뉴스는 아닌 것 같죠?
3면은 경제면이고, 수도의 몇몇 노동자들이 장기파업을 시작했다는 내용이에요. 전체적으로 어둡군요.
메리골드:(말세다, 말세. 정말 세상이 두 쪽 날지도 모르겠어요. 이래서 신문이 싫다는 거예요. 신문을 다시 접어 테이블 위에 올려둡니다. 경찰 수를 늘린다고 해서 곧바로 마을로 들이닥쳐오진 않겠죠. 작업이나 합시다.)
글을 쓰나요? 참! 그거 들으셨어요? 수도에는 '타자기'라는 휴대용 인쇄기가 보급됐대요. 직접 글을 쓰지 않아도 손으로 단추를 누르기만 하면 자동으로 글씨를 적어 주죠.
작업시간이 많이 단축될 텐데, 여기선 구하기가 힘들겠어요.
메리골드:(그것 참 멋진 일이네요! 요즘 들어 설거지를 할 때마다 손목이 좀 시큰거리거든요. 하지만 고작 기계 하나 얻으러 수도까지 제 발로 향한다는 것은 자살행위나 다름 없습니다. 좀 부럽지만 아날로그 방식을 유지하는 수 밖에요.)
좋은 생각이에요. 아침이었는데, 글을 쓰다 보니 해가 머리 위에 있다가도 굴러떨어졌어요. 다섯 시는 됐겠네요. 몰두했나 봐요! 진전은 좀 있나요?
메리골드:(그럭저럭 쓰레기는 면한 것 같습니다. 평소같았다면 이 좋은 날씨에 이런 결과물이 나오진 않았겠지만요. 신문 2면이 마음에 걸렸던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쯤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메리골드:(대답하지 않고 일단 숨을 죽입니다. 바깥에서 느껴지는 인기척은 어떤가요?)
그냥 사람이에요.
제 말은, 별다른 게 느껴지지 않는다고요..
쩜왜두개냐
메리골드:(그렇다면 의자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향합니다.) 누구세요?
시청 공무원입니다. 메리골드 어르신 맞으시죠?
메리골드:... 네, 제가 메리골드입니다만. 이 늙은이에게 무슨 용무가 있으시길래?
정부에서 갑자기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급하게 명이 와서요. 모레 마을회관 오셔서 초능력검사 받고 가셔야 해요.
메리골드:(젠장할!) 아, 알겠습니다. 늘 수고가 많으시네요.
아, 예. 몸관리 잘 하세요. 환절기라...
이만 가보겠습니다. 실례했습니다.
메리골드:예, 조심해서 들어가십시오.
들으셨어요? 모레예요! 모레까지 무슨 대책이라도 세워야 할 거예요. 막막하네요.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을 것 같은데 그땐 어떻게 하셨어요?
메리골드:종이와 펜, 옷가지, 생필품들만 급히 챙겨서 떴습니다. 아마 그럴 때마다 들켰을테지만 노인네 하나가 아무리 찾아도 보이질 않으니 어디서 죽었겠거니 하고 있었겠죠. 젊을 땐 이 방법도 불가능했지만 그땐 이렇게 차별이 이렇게 심하지도 않았으니 그리 심한 꼴을 당한 적은 없었습니다. 늘 세상 어딘가엔 인간의 눈이 닿지 않는 곳이 있는 법이잖아요?
좋아요. 그럼 지금은 어떻게 하실 전망인가요?
메리골드:(떠야합니다. 당장 새벽에요. 우선 가방에 원고지부터 쑤셔넣습니다.)
행동력이 대단해요. 원고지 종이 무게가 어느 정도 되나요? 책 한 권 정도면 1로 하세요.
메리골드:(한 권 조금 안 되지만 필요한 도구들도 이것저것 넣으면 그 정도가 되겠어요.)
다른 짐은 어떻게 챙길까요?
메리골드:(가볍고 편한 옷가지만 몇벌 챙기고, 신문도 챙깁니다. 약간의 돈과 물통이나 구급상자도 넣으면 얼추 돌아다닐 정도는 되겠습니다.)
옷가지와 신문도 합쳐서 1입니다. 돈은 몇 닢이나요? 이거 말잘하셔야할듯.(;)
메리골드:(어릴 때 정착할 곳을 찾지 못하고 돈이 궁해졌을 때 뼈저리게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방랑도 돈이 꼭 필요하다는 것이죠.)
(안타깝게도 이곳에서 집을 구하고 살면서 남은 돈은 얼마 없습니다. 당장 귀중품이나 집을 팔 수도 없어요. 20닢 정도를 챙기면 어떤가요?)
20닢이요? 이런. 당신 고료 받은 건 다 어쨌나요? 아무튼 알겠어요. 이 정도로 하죠. 집에 기계 같은 건 전혀 없으세요?
메리골드:(글쎄요, 회중시계 정도? 크기가 작으니 챙겨도 될 것 같고...)
진정한 기계죠! 지금쯤 해가 집니다. 저녁 7시예요. 아직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조금 있으니, 기다렸다가 새벽에 뜨기로 해요.
메리골드:(그래요, 아직 작별을 고할 시간이 남았다니 다행입니다. 가방은 구석으로 밀어두고 선반에 있는 아무 책이나 꺼내 읽으며 태연한 척 남은 시간을 보냅니다. 이 책도 이젠 안녕이에요.)
아이들 읽는 동화책입니다. 늑대와 양이 나오고, 나무로 된 집과 우유 한 잔에 고기 스프, 과일이면 모두가 행복했던 시절 이야기예요.
이제는 어쩐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대처럼 느껴지네요. 분량이 많지 않아서 금방 끝났습니다.
메리골드:(어쩐지 공허해집니다. 어서 다른 책을 읽지 않으면 슬퍼질 것 같아서 싫어요. 단편 소설 모음집을 골라듭니다.)
소녀 시절에 자주 읽던 책입니다. 50년쯤 전에 나왔는데, 세 번째 단편에는 예전에 꿈꾸던 미래의 모습이 환상적으로 나와 있어서 좋아했더랬죠. 지금 보면 웃음이 나기도 합니다.
메리골드:(저는 왜 이런 책을 아직도 선반에 꽂아둔 걸까요? 왜 무의식적으로 이 책을 골라든건지도 점점 알 수가 없어집니다. 꿈을 꿀 나이는 지났단 말이에요. 나이를 먹을 수록 버릴 줄 알아야 하는 것이 있으니까요. 이제 몇시죠?)
11시는 되었습니다. 어린애들은 잠을 자고, 젊은이들은 주점에 남아있어요.
메리골드:(짧은 책 정도는 한권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선반을 뒤적거리며 고심해서 고릅니다. 이곳에서의 마지막 책이니까요.)
시집입니다. 저 멀리 변방 소국이 독립을 맞으며 이를 기념하고자 한 시인이 그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묶어 썼습니다.
메리골드:(정말 멋진 일입니다. 자신이 겪은 일을 자신의 글로 쓸 수 있다는 것은요.)
(책들 때문인지 이별 때문인지 점점 싱숭생숭해집니다. 슬슬 가방을 챙겨도 되겠죠?)
몇 번을 곱씹어 읽다 보니 어느새 새벽이 찾아왔습니다. 목장과 농장과 방직 공장에 일찍 출근하려면, 모두 이 시간에는 자야 합니다. 2시예요.
메리골드:(가방을 들고 모자를 씁니다. 이제 나가도 문제 없겠죠. 조금은 미련이 남습니다.)
오래 살아온 집을 두고 떠납니다. 새벽 공기가 차고 습합니다. 어둠을 헤치고 마을을 뒤로한 채 걷습니다. 자, 이제 어디로 가나요.
메리골드:(모르겠습니다. 저 마을에서 검사를 시행한단건 이제 맘 편히 살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것이나 다름 없으니까요.)
(다만 기대를 걸고 싶은 곳은 없지만 기대를 걸고 싶은 것은 있습니다. 아마 엔지니어들이 만들어 낸... 검사를 혼란시키는 기계를 얻을 수만 있다면 이 질리는 방황도 끝날테지요.)
그렇다면 수도로 가자는 건가요? 아! 제 생각에 짚이는 곳이 있어요.
메리골드:(어디인가요?)
수도의 엔지니어들은 불법적이고 위험한 걸 만들기 때문에 땅에 잘 안 있고, 해적들이 빌려 주는 해적선 안에 상주하고는 하거든요. 해적들은 또 불법 무기가 필요하니 상부상조죠.
수도까지 가지 않더라도 하늘을 누비는 해적들 중 아무거나 골라잡는다면, 운이 좋으면 그 기계에 관한 소식을 얻을 수도 있어요. 해적들은 정보란 정보는 다 꿰고 있으니까요. 게다가 작은 도시나 중간 크기 도시에도 있고요.
하나 더하자면 그 친구들은 법과 사회의 품에서 벗어나는 짓 하나는 끝내주게 잘하거든요.
해적들을 노릴 수도 있고, 수도로 갈 수도 있겠네요.
메리골드:(해적들에게 기대를 걸고 싶습니다. 수도로 가는 것보다야 훨씬 더 낫지 않겠어요. 재차 말하지만 수도행은 자살행위라구요.)
(그리고 전 아직 살아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끝내주게 법과 사회의 품에서 벗어나 있거든요.)
누가 누구를 보고 배워야 할지 막상막하네요. 해적을 찾아가 봐요. 마침 이 마을 근처에 비행장이 유명한 중간 크기 도시가 하나 있습니다.
가까우니 거기까지 가면 뭐라도 될 거예요. 이제 슬슬 끊어야 하는데, 지명 좀 정하고 가십시다.
원래 살던 곳은 '버찌마을'로 하고, 나라 이름은 '페넬 왕국'으로 하실래요?
페넬왕국 구려 나중에 수정해.
가는 도시 이름은 빌베리가 좋겠어요.
메리골드:(좋습니다. 멋진 지명이네요.)
좋아요. 만약 할 게 있으시다면 경험치 정산해 주시고, 룰 완성하면 몇 가지 안내사항 더 드릴게여. 그리고 캠페인이름좀정해줘잉. 너무어려워.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수고하셨씀당~아 재밌다 다크한 음쥑이는성같애.
메리골드:(수고하셨습니다~~)


Chapter 1. 보물선
마을을 둘러싼 언덕을 넘어서 계속 갑니다. 한 시간쯤 걸으니 저쪽에 미약한 불빛이 보이네요. 도시인 모양입니다.
옆 도시 빌베리입니다. 밤에도 자주 비행선과 해적선이 납니다. 들러본 적 있나요?
메리골드:(아뇨, 처음입니다. 웬만해서는 버찌마을 밖으로 이동하지 않았거든요.)
마을보다 훨씬 복잡해서 적응하려면 좀 걸리겠어요. 아무튼, 계속 갑시다. 지금은 대략 새벽 4시경이니 한 시간이면 해가 뜰 거예요.
여기부터는 돌길이 깔려 있어서 걸을 때마다 소리가 납니다. 높지 않은 건물이 하나둘씩 보입니다. 가정집, 상점...불은 꺼져 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할 전망인가요? 선착장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요.
메리골드:(일단은 계속 길을 돌아다닙시다. 시간이 지나면 사람들이 깰테니 정 모르겠으면 그 때 길을 물으면 되겠죠!)
슬슬 하늘이 보랏빛으로 밝아집니다. 표지판이 하나 보입니다. 직진하면 선착장이 나오고, 우회전하면... '보물'이 나온다네요.
메리골드:(보물...?? 목적지는 비행장이지만 궁금하니 함 가볼까요?)
정말로요? 그럼 우회전해서 걷습니다. 여기는 슬럼인 것 같네요. 무너져가는 집들이 쌓여 있고, 폐건물도 있습니다. 음산한 기운이 도사립니다.
폐건물에서 뿜어져나오는 흰 연기에서 매캐한 냄새가 맡아집니다.
매캐하다기보다 뭔가 달다고나 할까요.
메리골드:(대체 왜 보물인거야... 연기가 나오는 폐건물에는 불이 켜져있나요?)
조그마한 백열전구가 매달려 있습니다.
켜져 있고요.
메리골드:(이 시간인데도 깨어있는 사람이 있단건가? 폐건물 입구가 보인다면 최대한 인기척을 죽이고 조심조심 안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아침 5시경이겠네요. 문도 없어서 그냥 대놓고 볼 수 있게 되어 있습니다. 안에는 초록색 이파리들이 보따리로 쌓여 있고, 낡은 셔츠를 걸친 사내가 조심조심 말고 있습니다. 입에는 시가 같은 것을 물고요.
제 말은 이파리를 말고 있다고요.
흠! 인기척을 숨기려면 +민 판정할게요.
메리골드:
메리골드 가 다음 굴림을 합니다 Dexterity
굴림:6
(이럴수가~~)
저런! 경험치 1 추가합니다. 사내는 우락부락한 몸을 일으켜 문 쪽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허리춤에 차고 있던 리볼버를 꺼내 갖다댑니다. 이런.
남자:손 들고 꼼짝 마.
누구냐.
...보물굴에 노인? 살고 볼 일이군...
메리골드:... (시키는 대로 손을 듭니다.) 전 타지에서 온 사람입니다. 길을 헤매다 여기까지 들어왔을 뿐이에요.
남자:무슨 일로 왔지. 딱 봐도 위험해 보이지 않던가?
메리골드:전 해적들을 만나러 왔어요. 하지만 해적에 대해 물으려 해도 깨어있는 사람은 전혀 보이질 않고... 그러다 여기까지 들어왔을 뿐입니다.
남자:해적이라고! 대체 뭐하는 인간이야? 요즘은 전쟁 때문에 해적들도 거의 다 피난 가거나 철수했다. 그놈들은 비행정이 있으니까, 도망가기는 식은 죽 먹기라고.
메리골드:그렇습니까... 그럼 여기에 남아있는 해적은 한명도 없나요?
남자:있기는 있지. 잠깐, 확실히 해. 보물에는 관심없는 거 맞지?
남자와 오래 있으니 머리가 슬슬 아파 옵니다. 저 시가 연기가 문제인 것 같네요.
메리골드:... 네, 전혀 관심 없어요. 말했지 않습니까, 타지에서 왔다고. 제가 관심있는 건 해적 뿐이에요.
남자:선착장에 가면 사기업 비행선이 몇몇 있고, 그 근처에 해적들 본거지가 있지.
다 도망간 것은 아니다. 남아 있을 거야. 괴짜 스톡이나 갈고리호 같은 놈들...
메리골드:그나마 다행이네요, 이만 가봐도 되겠습니까?
남자:정보료는 없나? 호구짓 하긴 싫었는데.
늙은이한테 뭘 뜯어낸다고...잘 가시오.
남자는 다시 들어가 하던 일을 합니다.
메리골드:(다행이에요! 그럼 선착장으로 향합시다.)
길에 거지들이 많습니다. 슬럼에서 벗어나서 다시 선착장에 도착했을 때즈음에는 이미 하늘이 파래진 후였습니다. 아침 7시 정도 되겠네요. 다리가 저려 옵니다. 관절도 아프고요.
과연, 그 남자 말대로 커다란 배가 서너 척 있고, 그 옆에는 수상해 보이는 간판 없는 건물이 있습니다.
덥썩.
누군가 당신의 팔목을 잡아당깁니다.
메리골드:? (뒤를 돌아봅니다.)
거지:보물...
너...보물이 있지?
메리골드:무슨 소리십니까? 놓고 말하세요.
거지:거짓말...냄새가 이렇게 뱄는데...어디서 구했나? 그 보물...
아플 정도로 잡아당깁니다. 눈이 맛이 갔습니다.
메리골드:(윽) 전 보물이 뭔지 몰라요. 이곳에 오는 게 처음이란 말입니다.
거지:이놈이나 저놈이나 날 무시하려 들지...?
걸인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주머니에서 이가 빠진 칼을 꺼냅니다...
거지:가진 걸 내놔...보물을...
아니면 죽여버릴 거야...
메리골드:... (얼탱...) 없다고 몇 번을 말해야 믿어주실 건가요? 아까 보물이라고 적힌 팻말을 따라간 적은 있어요.
설득에 성공하려면 +매 판정하세용~
메리골드:
메리골드 가 다음 굴림을 합니다 Charisma
굴림:7
(ㅅㅎㄴ)
아슬아슬 세이프!
거지:후...
망할...그놈이 날 망가뜨렸어...
거지는 바닥에 칼을 떨어뜨리고 알 수 없는 말을 중얼대며 반대쪽 길로 비틀비틀 걸어갑니다. 성공!
메리골드:(어휴... 시작부터 다사다난합니다. 선착장에 벤치같은 게 있다면 잠깐 앉아있고 싶어요)
중절모에 코트를 입은 신사 한 명이 이미 앉아 있기는 한데, 원한다면 여기라도 앉으세요.
아니면 거지 무리에 섞여서 땅바닥에 앉던가요.
메리골드:(신사와 좀 거리를 두고 옆에 떨어져 앉습니다.. 좀 편하네요)
그는 신문을 읽고 있습니다. 당신이 샀던 것과 똑같네요.
메리골드:(그럼 똑같이 가방에서 신문을 꺼내 읽습니다. 딱히 할 일도 없고.)
어제 읽었던 내용 그대로입니다. 전쟁, 초능력자 토벌, 그리고 파업.
신사가 이쪽을 힐긋 보더니 주춤하다 말을 겁니다.
신사:부인, 일부러 본 것은 아니오만.
그 신문은 어제자 아니오?
메리골드:... 오늘 자는 구매하질 못해서요.
신사:구독이 끊기기라도 한 건가? 이런...
제 거라도 읽으시겠소? 난 다 봐서.
메리골드:아, 감사합니다.
신사는 신문 한 부를 넘겨 줍니다. 1면은 정치 면인데, 저쪽에서 협상을 요구해서 수도에서도 최대한 무력 없이 그쪽으로 가기를 원하고 있다고 해요. 내일 밤에 사절단이 도착할 예정이라 합니다.
2면은 경제면으로 전에 노동자 파업 시위가 계속되던 와중 무력 진압으로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쳤다는 내용입니다.
3면도 경제면입니다. 빌베리 근처 도시 어떤 공장에서 내뿜는 폐수의 오염 때문에 현재 근처 축산업소에서 소송 절차를 준비중이라고 합니다. 정확한 증거는 없어서 조사하려고 한다네요.
그 외에는 뭐, 시덥잖은 광고와 문화예술면입니다.
메리골드:(이게 나라냐...) 감사합니다. 덕분에 잘 읽었어요.
신사:뭘요. 아, 부인. 초능력자 이야기 들었소?
세상이 말세더군. 전국 각지에서 도망친 초능력자가 많다는데.
세금 낭비하지 말고 일찍일찍 잡히면 얼마나 좋아...쯧.
메리골드:(......) 정말 그렇네요, 어차피 다들 잡힐텐데...
신사:아, 나는 이만 가보겠소. 저 화물선장이라서 말이네.
커다란 비행선 아래쪽에 남색 점프수트를 입은 선원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신사도 그쪽으로 걸어갑니다.
피로는 웬만큼 풀린 성싶습니다. 이제 어떻게 하나요?
메리골드:(선착장을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 분명 새벽에 만난 남자가 갈고리호.. 어쩌구 했던 것 같은데요.)
해적선 같은 것은 코빼기도 보이지 않아요. 대신, 선착장 옆에 모양이 특이한 통나무 건물이 좀 보입니다. 딱 봐도 뭔가 수상하네요.
메리골드:(주점인가? 창문 같은 건 없나요?)
창문은 있는데 검은색 천으로 막아 놨어요.
메리골드:(문이 있다면 노크를...? 함 해봅시다)
보이는 면에는 문이 없고, 옆으로 돌아가면 있습니다.
CLOSED
...아침이니 곧 문을 열지 않을까요?
메리골드:(허어어) (그럼 다시 선착장으로 가서 벤치에 앉아있겠습니다. 곧 열리겠지..)
한참 기다리고 아홉 시쯤 되어 누군가 안에서 나와 문 앞 팻말을 OPEN으로 바꾸고, 다시 들어갑니다. 어린 소년입니다. 고작해야 십대 중반 정도요.
메리골드:(주점이 아니라 평범한 식당인가? 다시 문 쪽으로 돌어가서 노크를 해봅니다.)
암호.
목소리로 보아 아까 그 소년이 맞나 봐요.
메리골드:(암호?) 저기, 여쭤볼게 있어서요.
암호 없인 안 된다.
메리골드:...... (중...2병? 그럴 수 있지...) 암호는 어떻게 하면 알 수 있는데요?
선장, 선장 친구, 보물 수급업자. 셋 중 하나면 이미 알고 있겠지.
메리골드:(대체 왜 여기 사람들은 죄다 보물 타령인지) 셋 다 아니니까 그냥 돌아갈게요. (짜증;)
뭐하는 샌님인지...왜 왔나?
메리골드:해적을 만나야 할 일이 있어서요. 뭐라도 물어보려 했더니... 실례했습니다.
우당탕! 문이 열립니다.
크라운:뭐야? 웬 할머니가 와 있어?
소년이 당신을 낚아채다시피해 문 안으로 휙 데려오고 문은 잠가 버립니다.
크라운:이, 미친 거 아니야? 노망났어, 어? 여기서 대놓고 해적이라고 하면 어떡해!
네 번째 아지트란 말이야! 할매 같은 사람들 때문에! 들켜서!
메리골드:(저 싸가지 없는...) 네? 여기 평범한 건물 아니었나요?
크라운:으아아아, 젠장. 난 선장한테 죽었다.
소년이 머리를 마구 헝클며 역정을 냅니다.
크라운:할머니 정체가 뭐야? 여기서 뭐해?
시장이 보냈지, 어! 순순히 못 돌아갈 줄 알아! 순진한 척해서 우리를...선장을!
메리골드:(웬 시장...?) 전 평범한 노인네예요, 사정이 있어서 해적을 만나야 할 일이 있을 뿐. 보아하니 해적인가보죠?
크라운:제발 조용히 해! 제발! 으아아아! (입틀어막기)
속삭이면서 말해야 돼, 여기선. 규칙이야. 우리 해적 맞아.
메리골드:네네, 알겠어요. (속닥속닥) 운이 좋네요.
크라운:할매 같은 사람이 해적 만날 일이 뭐가 있어, 멀쩡해 보이는, 어...
소년은 아무 휴지조각이나 집어서 코피를 풀고 당신 근처를 빙빙 돌며 킁킁댑니다.
크라운:보물. 보물 거래하러 왔구나! 선장 보물 끊었어. 우리 이제 유통도 안 해.
메리골드:아니... 아닌데요. (단칼) 대체 보물이 뭐길래 다들 난리예요? 전 타지에서 왔다구요.
크라운:타지 어디? 하긴 시골 출신 같긴 하다. 음...난 안 해서 모르지만, 엄청, 엄청, 엄청 센 담배야. 피우면 기분이 좋아진다던데.
설사를 좀 하긴 하지만, 뭐.
그럼 보물 냄새는 왜 나는 거야? 역시 했지? 할매 큰일났다, 이제. 화장실은 못 빌려줘.
메리골드:안 했거든요, 그런 쓰레기 따위에 의존하는 삶은 최악이에요. (막말) 오는 길에 만났던 어떤 남자가 담배를 물고 있던데. 그 냄새가 안 빠진 모양이군요, 탈취제 있나요?
크라운:빌려주면 뭐해줄 건데? 선장이 세상에 공짜는 없대.
메리골드:애한테 참 좋은 거 가르치네... 간식이라도 줄까요?
크라운:...
날 빙다리 핫바지로 보...
꼬르륵...
크라운:응. 배고파.
메리골드:(하여튼 꼬맹이들은...) 여기. 애들은 잘 먹어야 하는데...
간식 1회분 소비합니다. 소년은 잘도 받아먹네요. 간식 종류는 뭔가요?
메리골드:(음... 과자류요. 쿠키?)
좋아요. 쿠키라고 합시다. 부스러기까지 싹싹 긁어 먹습니다.
크라운:단거 먹으니까 진짜 좋다! 난 크라운이야. 열여섯 살.
메리골드:어리네요, 일이 위험하지는 않은가요?
크라운:난 엔지니어거든. 배 고장나면 고치기나 하지.
가히 천재라고 할 수 있지. 후후...아직까진 아니지만 대충 5년쯤 있으면 천재 될걸. 내가 못 고치는 건 알렉스 아저씨가 와서 고쳐 줘.
나불나불 신나게 불어버립니다. 먹을 거 주는 사람 좋은 사람.
메리골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엔지니어면 그 업계에 아는 사람도 많겠네요, 동업자라든가....
크라운:난 애라서 어른들은 안 끼워줘. 바나나 선생님이라면 잘 알겠지만...
아, 바나나 선생님은 나 키워준 사람! 기계 다루는 법도 알려주고.
메리골드:훌륭한 어른이네요. 뭐, 5년 후면 끼워주지 않겠어요? 천재가 될 거라고 했으니까.
크라운:글쎄. 누구 있는지도 잘 모르겠어. 엔지니어들은 죄다 수도로 가기도 했고...
선장은 잘 알려나! 선장은 근데, 워낙 미스테리해서.
근데 쿠키 더 없나? 나 어제 한 끼도 못 먹었단 말야.
메리골드:글쎄요, 아까 크라운이 뭐라 했던 것 같은데. 세상에 공짜는 없댔나... 뭐라 했더라?
크라운:이...이이익...
메리골드:그 선장이라는 사람, 만나게 해 줄 수 있나요?
크라운:...쿠키 두 개 줘.
세...아니, 다섯 개!
2회분입니다. 어떻게 하나요?
메리골드:(고민...... 간식=던전용 식량인가요? 꼭 필요할텐데)
네. 쿠키 주기는 포기할까요?
그리고 슬슬 당신도 배가 고파와서 좀 먹어야겠어요.
메리골드:(뭐... 있다보면 선장이 오겠죠 ㅋㅋ 난몰라) 그렇게 많이는 못 줘요, 나도 배고파서. (쿠키 념념)
1회분 소모. 크라운은 손가락만 빨고 있네요.
크라운:선장 만나면 뭐할 건데?
메리골드:초능력검사를 교란시키는 기계였나? 그거 만든 사람을 찾아보고 싶거든요. 엔지니어 소식이라면 해적들이 잘 알 것 같고.
크라운:에이, 세상에 그런 게 어딨어? 전쟁나서 괜찮은 이름난 엔지니어 다 왕궁 끌려간 거 몰라?
...어, 잠깐, 잠깐.
할매...설마...
어, 어, 어. 난 진짜 선장한테 죽었다...
메리골드:왜요? 뭘 계속 죽었대.
크라운:할매 비밀경찰이야?
메리골드:이 늙은이가요? 아직 카리스마 안 죽었나보네...
크라운:아니, 그렇잖아! 아니면 누가 그런 기계 찾으려고 해?
크라운의 눈알이 한 바퀴 빙글 돌아갑니다...
정말로 뭔가 깨달은 표정입니다. 손등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크라운:...초능력자 숨겨준 사람도 처벌받는 거 아니지?
소곤댑니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메리골드:글쎄요... 난 잘 모르겠네. 괜히 말했나?
고발할건가요?
크라운:고발하려고 하면 날 죽일 거잖아!
메리골드:초능력자를 뭘로 보는거예요? 하여튼 이 나라는 변한 게 없어. 청춘을 바쳐 평생을 도망다니기만 했거든요.
누군 이렇게 태어나고 싶어서 태어났나... 어쨌든요. 그래도 비밀경찰 보다는 낫지 않아요?
크라운:어, 어...그렇긴 해.
죽이지 않겠다고 약속해!
메리골드:선장이 좀 우호적인 사람이었으면 좋겠는데요. 그래요, 약속.
크라운:선장 지금 좀 화나 있어. 출발을 못 해서...
메리골드:출발? 왜요?
크라운:기술력이 부족해서 나라에서 만든 비행선이랑 좀 다르거든. 동풍이 불어야 가는데 지금 바람 한 점 없거든.
그러게 해적선 하나 새로 사라니까 말도 안 듣고.
메리골드:동풍이라... (곰곰...) 그거 잘만하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너무 오랜만이라 어떨지 모르지만.
크라운:할매 돈 많아? 해적선 엄청 비싸. 엔지니어도 고용하면 더.
메리골드:아니, 해적선이 아니라 바람 말이에요.
크라운은 얼굴에 물음표를 띄우고 10초쯤 아무 말이 없다가 손뼉을 짝 칩니다.
크라운:진짜?
메리골드:하도 별 것 아닌 일에만 써서 실력이 녹슬었을지도 몰라요. 그래도 시도해볼 가치는 있죠?
크라운:지금 선장을 봐야 한다는 거지? 어, 잠깐만...
크라운은 위층으로 올라가서 자기 몸보다 큰 낡은 접이식 사다리를 하나 가져옵니다. 메리골드가 서 있는 카펫 근처로 다가옵니다.
크라운:할매, 비켜 봐.
메리골드:(비킴..)
카펫을 들추니 비밀 문이 나옵니다. 크라운이 열쇠를 넣고 자물쇠를 풀자 상자 뚜껑이 열리듯 젖혀지고, 아래에는...
아주 깊고 넓은 지하 공간이 있습니다. 저 멀리 백열전구가 몇 개 매달려서 어둡지는 않습니다. 크라운은 사다리를 펼쳐서 아래에 놓고 천천히 내려갑니다.
크라운:떨어지면 죽으니까 조심해, 할매. 내려와!
메리골드:(조심조심 사다리를 타고 내려갑니다.)
아까 신사네 비행선에 비하면 한참 작은, 현대인 관점에서 헬리콥터만한 비행정이 하나 있습니다. 그 옆에는 더 큰 비행선이 있는데 이건 딱 봐도 부서졌네요. 비행정 안에서 누군가 창문을 닦고 있고, 지하 공간은 전체적으로 너저분합니다.
경사로로 되어 있어서 비행정에 달린 바퀴로 지상까지 끌어가면 비행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제 말은...음...여기서 바로 출발할 수도 있게 되어있다고요. 좀 낮은 선착장이죠.
크라운:선장! 내가 잘못했어! 무슨 벌이든 달게 받을게!
그...음...우리! 우리 손님 있어! 선장! 여기 좀 봐!
메리골드:(멀뚱)
크라운:선자아아아앙.
해적선장:어휴, 시끄러워. 뭐 하냐.
붉은 머리의 선장이 비행정에서 내려 모습을 드러냅니다. 30대 정도, 키는 170 중반이에요.
해적선장:...뭐하는 노인네야? 너희 할머니냐? 너 고아잖아.
메리골드:(저게 할말인가) 만나서 반가워요, 해적한테 물을게 있어서 여기까지 왔어요.
해적선장:내 손님이었군. 세상에 공짜란 없는 거 아시죠.
정보를 사러 왔다면 값을 줘요.
크라운:서언자앙...그...이 사람은...
해적선장:뭐, 어쨌다고?
메리골드:아... 아까 이 꼬마도 그 소리를 하던데, 확실히 선장이 맞군요?
초능력 검사를 교란시키는 기계를 만든 엔지니어, 아시나요?
해적선장:아는데 유료입니다.
메리골드:동풍을 불게 해드리죠.
해적선장:무슨 헛소립니까?
메리골드:바람이 안 불어서 비행선을 못 띄운다면서요? 그래서 화나있다고 들었는데.
해적선장:...허! 이제 계약도 다 캔슬됐어요. 갈 데도 없는데 뭐하러?
메리골드:그래요? 그럼 다른 해적을 찾아야 하나... 곤란하게 됐네요.
해적선장:흥...
크라운, 올라가라. 넌 손님 받아야지 아래층에 있으면 어떡해?
크라운:아, 왜! 맨날 어른들끼리만!
해적선장:가라면 가, 불평 말고.
크라운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갑니다. 사다리는 넘어뜨려 버립니다. 쿵! 바닥에 쓰러졌습니다.
해적선장:엔지니어는 왜 찾습니까? 경찰청에서 나왔어요?
메리골드:저 애도 그렇게 묻던데, 제가 경찰처럼 보이나요?
해적선장:뭐...
동족끼린 알아보는 법이죠.
선장은 가만히 보다가 주머니를 뒤집니다. 둥근 것이 금색으로 빛납니다. 비밀경찰 배지입니다.
해적선장:그런데 무슨 수로 동풍을 불게 하겠다는 거예요? 확실히 이제 태풍 시즌도 끝났고 잠시 평화기도 있었으니...곧 불기야 하겠지만.
기상학자 나부랭이입니까? 쯧, 요즘 계산기 정도론 예측 못한다니까 그러네.
메리골드:예측하면, 정보를 알려주시나요? 평범한 나부랭이들이랑은 좀 달라서.
그나저나 해적일을 하다니 의외네요.
해적선장:뭐, 해 봐요. 경찰이 학위도 따고 대단하군요.
솔직히 나도 잘 몰라요. M은 우리가 쫓고 있지만. 제대로 알았다면 벌써 잡았겠죠. 해적 일이야 당연히 이이제이 요법이고.
김하랑:이런... 번지수를 잘못 짚었나. 뭐,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정보를 듣는게 어디람. 아마 빠르면 오늘 동풍이 불거예요. 늦어도 3일 뒤엔 불거고...
메리골드:이런... 번지수를 잘못 짚었나. 뭐, 어쩔 수 없죠. 그래도 정보를 듣는 게 어디람. 아마 빠르면 오늘 동풍이 불거예요. 늦어도 3일 뒤엔 불거고...
해적선장:뭐 그렇게 두루뭉술해요? 어디 맞나 한 번 봅시다. 3일만 기다리면 되겠군요. 하하...
그놈에 대해서 우리보다 잘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워낙 미스테리한 녀석이지 않습니까?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는데 웬, 지인도 없고...
천재들이란. 다 미친 것들이에요.
메리골드:천재 중에 괴짜가 좀 많긴 하죠. 그럼 바람이 불면 찾아올게요.
해적선장:뭐, 그래요. 전 점심이나 좀 먹어야겠군요. 레스토랑이 새로 생겨서요.
좀 이르긴 하지만...기다려 보세요. 사다리를 세워드릴 테니까.
선장은 사다리를 잡고 올립니다. 먼지가 후두둑 떨어집니다. 먼저 올라갑니다.
메리골드:(뒤따라 올라갑니다.)
해적선장:아참, 소개를 안했군요. 13기 빈입니다.
기수가?
메리골드:5기. 맞나? 요즘 좀 가물가물해서요...
(밖으로나갑니다 개무섭;)
해적선장:5기에서 살아남았다고요? 와, 엘리트셨네요. 대선배인 데다가...하긴, 그렇겠지만.
저도 나가야 돼요. 같이 갑시다.
메리골드:남은건 늙은 몸뚱아리 뿐이지만요. 그러시든가. (젠장~ㅋㅋ)
해적선장:크라운 녀석도 데려가도 됩니까? 어제 제가 없어서 하루종일 굶었다고 하길래.
메리골드:그럼요. 어쩐지 배고파 보이더라고요, 쿠키 잘 먹던데.
크라운:안 된다고 했으면 빼고 가려고 했어? 진짜 너무한다. 진짜.
해적선장:...같이 갑시다. 그 식당 이름이 뭐더라.
메리골드, 우리 오면서 번듯한 새 건물 하나 봤던 것 같은데. 이름이 뭐였죠?
메리골드:(주지육림이요) (;)
크라운:주지육림이잖아, 선장!
해적선장:아. 그랬지. 그래. 가자. 치킨하고 칠면조 판댔는데.
같이 가실래요?
제가 사겠습니다.
메리골드:... 음, 아뇨, 괜찮아요. 좀 바빠서. 둘이서 좋은 시간 보내요.
해적선장:알겠습니다. 크라운, 가자.
주지육림으로 들어갑니다. 메리골드, 이제 어떻게 하나요?
메리골드:(최대한 사람이 없는 길목으로 들어갑니다. 들켰으면 어쩌지? 마음을 가라앉히고 바람을 일으킬 준비를 합시다)
좋아요. 초능력을 사용할 때에는 +혜 판정을 합니다. 굴려 주세요!
메리골드:
메리골드 가 다음 굴림을 합니다 Wisdom
굴림:8
시원한 바람이 뺨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동풍이에요. 건물들 위에 꽂혀 있는 깃발이 파도를 타며 흔들립니다.
메리골드:(휴... 아직 안 죽었구나 슬슬 주지육림 쪽으로 가볼까요?)
네! 들어가나요?
메리골드:(네, 빨리 정보를 캐고 도망가야겠어요.) (;)
주지육림 안에는 크라운과 수염이 나고 푸근한 인상의 뚱뚱한 어른이 치킨 파이를 썰고 있습니다.
크라운:어? 바쁘다면서!
메리골드:알려주려고 잠깐 들렀어요. 바람이 불길래.
크라운:여...역시, 츠...
...초...초가을. 초가을이구나!
참 잘됐다! 우리 비행정이 뜰 수 있어서.
메리골드:그렇죠, 초가을이네요. 다행이에요!
크라운:그리고 바나나 선생님한테 물어봤는데 모르겠다더라. 이 사람이 바나나 선생님이야.
바나나 씨는 먹느라 바쁜 것 같습니다. 와구와구.
메리골드:(잘 드시네...) 선장은 어디 갔죠? 어서 알려줘야 하는데...
크라운:잠깐 볼일 있다고 나갔어. 근처에 있을걸.
메리골드:그래요? 그럼 실례. (밖으로 나갑니다. 무슨 일이지? 설마 들켰나?)
뒷골목 쪽에서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메리골드:(무슨 소리인가요? 들어가진 않고 소리에만 집중합니다.)
해적선장:코드네임 퓨마.
실패다. 젠장. 비밀경찰이 있어.
좀 더 알아보고 진전이 있으면 연락 주겠다.
...통신이 왜 이래? 일단 끊어.
선장은 담배를 물고 뒷골목에서 나옵니다.
해적선장:...뭡니까? 바쁘다면서요.
메리골드:... 동풍이 불어서요, 알려주려 왔죠.
해적선장:어. 정말입니까? 빠르네요. 기상학자로서도 능력있나 보군요. 아깐 막말해서 죄송합니다.
메리골드:괜찮아요. 그건 됐고, 뭐 하나 물어볼 게 있어요. 귀 좀 대봐요.
해적선장:간지럽게...
고분고분 하라는 대로 합니다.
메리골드:당신, 정말 경찰인가요? (속닥)
선장의 동공이 축소됩니다. 메리골드를 밀쳐냅니다.
해적선장:당연하죠. 무슨 생각을 하는 겁니까.
배지도 보여드리지 않았나요?
메리골드:이런, 늙은이를 밀치면 못 써요. 관절이 금방 아파서 원... 할 말이 있어요, 와봐요. (선장이 나온 뒷골목으로 들어갑니다.)
선장은 식은땀을 흘립니다. 입술을 꽉 깨물고 뒷걸음질칩니다.
해적선장:더 이상 신분 증명을 어떻게 하라고요? 13기 경찰 찾아서 다 물어보던가요. 전 결백합니다.
메리골드:... 나, 당신이 골목에서 하는 말 들었거든요. 보아하니 경찰이 아닌 것 같은데. 잠깐만 와줘요, 해 끼칠 생각 없어요.
철컥.
코드네임 퓨마는 주머니에서 총을 꺼내 듭니다.
코드네임 퓨마:허튼짓하면 죽는다.
메리골드:... (xx) ... 저는 경찰이 아니에요, 당신이 경찰이라 해서 순간 얼버무린거지. 그런 뱃지도 없거든요.
코드네임 퓨마:...이런 미친. 그럼 당신은 대체 뭡니까? 여기서 12년 살면서 단 한 번도 들킨 적이 없는데 오늘...하아.
메리골드:정식으로 소개하죠. 제 이름은 메리골드입니다. 평범한 시민이에요.
... 초능력자란 것만 빼면요.
형용할 수 없는 표정입니다. 자기 입을 틀어막았습니다.
코드네임 퓨마:살다 보면 별 일이 다...
안전한 곳으로 갑시다. 누가 엿들을 수도 있어요.
메리골드:(하아...) 그러죠, 동감이에요.
퓨마는 식당으로 가서 크라운과 바나나에게 먼저 간다 인사를 하고 나옵니다. 메리골드의 손목을 잡고 아까 그 지하 공간으로 향합니다.
어둡지만 방음 하나는 확실해 보이네요. 먼지 냄새가 납니다.
코드네임 퓨마:이제 말하세요. 뭐가 어떻게 된 건지...애초에 당신만큼 나이가 많은 초능력자가 어떻게 아직까지 잡히지 않았죠?
메리골드:평생을 도망쳐다녔거든요. 어릴 땐 노숙도 했죠. 최근 몇년간은 작은 마을에서 짱박혀있었어요. 비록 단속이 심해져서 이젠 도망쳐 나왔지만.
코드네임 퓨마:그럼 초능력이...아.
한심하군. 그런 대화를 하고도 눈치채지 못하다니. 이젠 위장하기도 힘들어요. 아시겠지만.
난 M을 찾아야 합니다. 주어진 일에 그가 꼭 필요하거든요.
메리골드:그 엔지니어 말인가요? 저도 그를 찾으려 해적을 찾아 온 거예요, 더 이상 도망치면서 살고 싶지 않아요.
코드네임 퓨마:대담하군요. 내 정체는 딱히 밝히고 싶지 않지만 의심된다면 말해주겠습니다.
발설하지 않는다 약속하세요. 피차 같은 처지인 것 같다만.
메리골드:물론이죠. 그럴 생각 없어요.
코드네임 퓨마:전 골든체인 연합에서 12년 전 보낸 스파이입니다. 현재 비공개처리되어 있는 핵심 기술, 즉 부유석을 빼올 것을 맡았는데 최근 임무가 하나 더 늘어났어요.
초능력자에 관한 것입니다. 비밀경찰 지원자로 입각하며 왜 초능력자를 포획하려 하는지, 기술과 관련이 있는지 알아내야 해요.
직급이 올라가면 비밀경찰에게도 다음 단계에 초능력자를 어디로 데려가는지 배우게 할 텐데...
젠장! 당신이 5기 경찰이었다면 접근해서 물어봤을 겁니다. 이렇게 됐군요.
메리골드:골든체인 연합... 들어본 적이 있어요. 분명 신문에서 봤던 것 같군요. 경찰이 아니라서 미안하게 됐어요.
코드네임 퓨마:초능력자라면 수확이 클지도 모르죠. 아무튼 비밀을 아는 건 당신밖에 없습니다.
동풍이 불었으니 수도로 향할 수 있을 텐데. 멀기야 하겠지만...
M을 찾으신다면 함께 가겠습니까?
메리골드:좋아요, 바라던 바예요.
코드네임 퓨마:그래요. 연합하는 겁니다. 오늘 여기서 있던 일은 아무에게도 발설하면 안 돼요.
아, 크라운에게 연락을 해야 할 텐데...기다리세요. 우선 짐부터 좀 싸야겠어요.
퓨마는 위층으로 올라가 뭔가 바리바리 싸들고 내려옵니다.
코드네임 퓨마:필요하신 게 있으십니까? 더 챙겨오겠습니다. 우선 구급상자, 총, 식량하고 무전기...100닢 수표. 이렇게 챙겼습니다.
메리골드:그 정도면 괜찮을 것 같아요, 저도 웬만한 짐은 떠나면서 챙겨왔거든요.
코드네임 퓨마:...아. 잠시만요. 쓸어담다 보니 다른 것까지 챙겨서. 이것 좀 두고 올게요.
퓨마는 손에 들린 책 한 권을 흔들고, 다시 사다리 위로 올라가려 합니다.
메리골드:잠시만요, 그건... 소설인가요?
당신의 책입니다.
코드네임 퓨마:크라운 녀석이 제일 좋아하는 건데, 글을 모를 때 종종 읽어줬죠. 왜요?
메리골드:... 아, 그렇구나. 크라운이 좋아하는 거라면 챙기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요.
코드네임 퓨마:없으면 서운해할 걸요? 좋아하는 책입니까?
메리골드:제 인생에서도 좀 뜻 깊은 책이기는 하죠.
코드네임 퓨마:저게요? 뭐, 저도 문체가 마음에 들기는 해요. 크라운 때문에 저 작가 책은 죄다 집에 쟁여놨죠.
신작 준비하고 있댔는데 언제 나오는지 모르겠군.
메리골드:... 후후, 기다리다 보면 곧 나오지 않겠어요.
코드네임 퓨마:...하긴 그렇죠.
쪽지도 남겼으니 이제 정말로 갑시다. 거기, 비행정 타세요.
높이 날면 추우니까 방한모 쓰시고요.
메리골드:이 나이에 비행정을 타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 처음 타보는데... 읏차. (비행정에 올라탑니다.)
코드네임 퓨마:우린 '해적선'이라고 하죠. 고물이라서 3시간마다 한 번씩 착륙해서 식혀주지 않으면 고장 나요. 싱거운 여행일 거예요.
퓨마는 지하 공간 벽을 더듬다가 레버를 잡고 당깁니다. 지상으로 향하는 문을 막고 있던 벽이 쿠르릉 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코드네임 퓨마:날 준비 되셨죠? 갑니다.
톱니바퀴가 돌아갑니다. 퓨마는 레버와 버튼을 현란하게 누르며 출발합니다.
프로펠러를 돌리며 뒤 파이프에서는 증기가 납니다. 톱니바퀴 때문에 굉음이 나기는 하지만, 난다는 건 정말이지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에요. 한참을 선착장에서 달리다가 어느 순간 붕 떠오릅니다. 동쪽으로 갑니다.
정말 하늘 위로 날고 있어요! 바람이 시원하고, 위를 보면 뭉게구름 하나 없이 파랗습니다.
코드네임 퓨마:날기에 최적인 날씨네요.
빌베리를 떠납니다. 어디에서 내리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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